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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Endurance)


지은이 : 알프레드 랜싱 (Alfred Lansing)
옮긴이 : 유혜경
출판사 : 뜨인돌 (2000/03/03)
읽은날 : 2008/10/22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1. 인듀어런스 호의 침몰
2. 얼음 위의 대원들
3. 삶과 죽음의 갈림길
4. 다시 육지에 서다
5. 출발, 그리고 기다림
6. 폭풍우를 뚫고 사우스조지아 섬으로
7. 야듀! 엘리펀트


여기에 적힌 순서는 단순한 목차가 아니다. 섀클턴이 이끄는 ‘남극 횡단 탐험대’의 험난했던 탐험일지인 동시에 극한의 위험을 뚫고 살아 돌아온 생환기로 그 어떤 픽션 못지않은 긴박감과 스릴을 제공한다.


탐험가 섀클턴은 남극 횡단을 위해 팀을 모집한다.
“위험천만한 여행에 참가할 사람 모집.
임금은 많지 않음. 혹독한 추위와 수개월 계속되는 칠흑 같은 어둠, 끊임없이 다가오는 위험, 그리고 무사 귀환이 의심스러운 여행임. 물론 성공할 경우에는 커다란 명예와 인정을 받을 수 있음”


1914년, 탐험대장 섀클턴은 밀항자를 포함한 27명의 대원들과 함께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남극으로 출발한다. 하지만 배는 얼마 못가 남극의 부빙에 갇히게 되고 근 일 년 동안을 표류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을 지켜주던 마지막 인듀어런스 호마저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부빙의 압력에 난파되어 버린다.
결국 인듀어런스 호를 버리고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부빙 위에서의 캠핑생활을 시작했다. 부족한 식량을 물개와 펭귄으로 대체하며 남극권에서의 탈출을 감행하지만 부족한 물자와 쌓이는 피로로 인해 그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과연 섀클턴을 포함한 28명의 탐험대는 남극의 얼음지옥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가슴 졸이며 그들의 탐험에 동참한다.


작가는 탐험대원들이 남긴 일기와 메모, 그리고 생환이후의 인터뷰를 통해 남극 횡단 탐험대의 여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간간히 삽입된 그들의 기록은 이야기의 사실성을 더해주는 동시에 과학다큐멘터리에 첨가된 인터뷰처럼 극의 강약을 조절해준다. 그 밀고 당기는 힘 때문인지 책에서 손을 놓기 어려웠다. 하얀 얼음 벌판이 책장너머로 펼쳐진 듯 했다.


섀클턴의 탐험팀은 목숨을 담보로 한 우여곡절의 여행 끝에 엘리펀트 섬에 도착했지만 살을 찢는 얼음 바람과 식량부족에서 오는 원초적 고통은 그들의 생존을 위태롭게 했다.
결국 그 조그만 바위섬에서 무한정 구조를 기다릴 수 없었던 섀클턴은 또다시 모험을 감행한다. 22명의 대원들을 엘리펀트 섬에 남겨놓고 자신을 포함한 여섯 명이 한 팀을 이뤄 사우스조지아 섬으로 위험천만한 구조요청을 떠난다.
차가운 남극해의 얼음과 파도와 싸우면서도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섀클턴은 마침내 사우스조지아 섬에 도착했고 3개월간의 구조작업을 통해 엘리펀트 섬에 남아있던 나머지 대원들도 찾아냈다.


“몇 백 m 앞까지 다가온 배가 이윽고 멈추었다. 해변에 있던 대원들은 배의 돛이 내려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배에는 네 사람이 타고 있었고, 그 뒤로 너무도 낯익은 늠름한 모습의 섀클턴이 보였다. 거의 동시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너무도 흥분한 나머지 미친 사람처럼 낄낄 웃어대는 대원들도 있었다.
잠시 후, 섀클턴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배가 가까워졌다.
“다들 무사한가?”
그가 소리쳤다.
“모두 무사합니다.”
그들이 대답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비록 탐험의 원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들은 해냈다. 거친 남극의 얼음덩이를 지나 언제 돌진할지 모르는 부빙군 사이를 뚫고왔다. 물개와 펭귄으로 연명하며 추위와 동상과 싸웠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냈다. 그렇게 그들은 살아서 돌아왔다.
28명의 대원 중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이 무사 귀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조난과정에서의 불협화음도 없지는 않았지만 무사생환이라는 커다란 끈을 함께 끌어당겼던 그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극한의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간의 믿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함께했던 섀클턴과 팀원들의 끈끈함이 인상 깊다.


성공이 보장된 것도 아닐뿐더러 생명의 위급을 다투는 상황에서 보여준 팀원들 간의 질서와 의리는 경제적인 손익에 따라 그 존재가치가 달리지는 요즘의 인간관계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라는 팀이 아니라 ‘나’라는 일인칭의 관점에서 항해를 떠났다면 그 누구도 살아오지 못했으리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감싸줄 수 있는 조직과 그 조직의 면면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리더의 존재가 이 탐험을 위대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언제던가 이 책의 형제뻘 되는 화보집, <인듀어런스>를 살펴봤던 기억이 난다. 탐험대의 일원이었던 사진사, 프랭크 헐리가 찍은 사진을 편집한 책으로 섀클턴과 팀원들의 처절했던 생환기를 생생하게 보여줬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들의 눈물겨운 생환기를 다시한번 확인해보고 싶다.

분류 :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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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6
등록일 :
2011.05.09
22:00:52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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