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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


지은이 : 서진
출판사 : 한겨레출판 (2007/07/18)
읽은날 : 2007/09/19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 나는 누구이고, 왜 여기 있는가?


기억을 잃어버린 체 뉴욕의 지하철을 맴도는 하진은 지하철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어김없이 기절해 버렸고 큼직한 상처와 함께 지하철에서 깨어났다. 지갑 속의 가족사진으로 자신을 찾아보려 했지만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뉴욕의 지하철은 지나치게 어둡고 복잡했다.


오늘도 하진은 뉴욕의 덜컹거리는 지하철을 맴돈다. 밝고 활기 찬 지상이 아닌 어둡고 복잡한 미로를 정처 없이 방황한다. 플랫폼에는 다음 역을 알리는 안내방송만이 규칙적으로 울릴 뿐 하진에게 말을 걸거나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다.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열심히 생활했지만 무한 경쟁에서 한걸음씩 뒤쳐지기 시작한 자신이 위치할 곳은 결국 ‘지하철’ 뿐이다. 그 희망 없는 쳇바퀴를 돌고 있는 하진은 우리 자신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언더그라운드’가 지상의 경쟁사회보다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오버그라운드와 위치만 바뀌었을 뿐 사람들을 갈취하고 착복하는 것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스스로의 힘보다는 외부적인 힘에 더 의존하게 되어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능력까지 모호해진다.


무엇보다 독특한 사건의 전개와 시간의 강약 조절이 인상 깊다. Rewind(되감기), Fast Forward(빨리감기), Record(녹화하기), Pause(일시정지), Stop(정지) 등으로 단락을 나눠놓아 하진이라는 인물을 직접 촬영, 편집하는 것처럼 읽혀진다.
그리고 독자에게 말을 건네듯 던지는 몇 개의 문장은 읽는 이를 소설 속으로 적절하게 끌어들인다. 작가와 면담을 하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책의 주제가 모호해지는 느낌이다.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가 지하생활과 마약의 등장으로 글 중심에서 멀어진 것은 아닐까. 지나치게 어둡게 몰아가는 분위기가 3류 미스터리 영화를 생각나게 한다.


싸구려 햄버거를 물고 다인종의 땀냄새로 범벅이 된 퇴근길의 뉴욕 지하철을 타고 싶다.
거기서 수많은 군중 속에 묻혀버린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분류 :
한국
조회 수 :
5338
등록일 :
2011.05.04
14:56:47 (*.43.57.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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