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신들의 봉우리(神神の山嶺, 1~5)


지은이 : 다니구치 지로(谷口ジロ)
원   작 : 유메마쿠라 바쿠(夢枕獏)

옮긴이 : 홍구희

출판사 : 애니북스(2009/09/17)
읽은날 : 2011/09/10


신들의 봉우리 (神神の山嶺)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게이가 에베레스트 정상(8,848m)에 섰다. 하지만 그보다 30여년 앞선 1924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근접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조지 리 맬러리와 앤드류 어빈이다. 하지만 정상 200m 아래에서 실종되는 바람에 그들의 성공 여부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과연 맬러리는 에베레스트에 올랐을까? 그로부터 75년이 지난 1999년 5월, 에베레스트 8,520m 지점에서 맬러리의 시신이 발견됨으로써 그의 등정 여부가 다시 한 번 세간의 관심이 되기도 했다.


  <신들의 봉우리>는 후카마치(사진기자)에 의해 맬러리의 카메라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만일 그 카메라 속에 정상등정의 결정적 증거가 될 만한 사진이 있다면 세계의 산악등정사가 다시 쓰이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그 카메라를 도둑맞게 되고 이를 찾는 과정에서 '비카르산'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하부 조지를 만나게 된다. 그는 어렵기로 이름난 동계 오니슬래브(빙벽)를 두 번이나 올랐을 정도로 전설적인 산악인이었지만, 외골수 같은 성격과 동료들과의 잦은 마찰로 산악계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던 잊혀진 영웅이었다. 후카마치는 늑대처럼 강렬한 하부의 인상에 이끌려 그의 삶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내 기억 속에 있던 풍경들이 오버랩 되며 겹쳐왔다. 여러나라 사람들로 붐비던 네팔의 타멜거리, 바람에 흩날리는 티베트의 타루초, 에베레스트 베이스켐프 길목에 있던 롱북에서의 하룻밤, 눈보라를 일으키며 고개를 내밀던 에베레스트 정상이 눈에 선했다.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안나푸르나(8,091m) 트래킹도 해보고 싶다. 거대한 설산을 주유하며 자연 속의 나를, 내 속의 자연을 여행하고 싶다. 내 안에 숨어있는 이런 동경 때문인지 책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하부 조지를 만난 후카마치는 그가 동계 에베레스트 남서벽을 무산소로, 그것도 단독으로 오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모하리만큼 위험한 코스를, 어느 산악인도 도전하지 않은 조건으로 시도하려는 하부. 후카마치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그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의 뒤를 따라 한발 한발 에베레스트로 걸어 들어간다.

  인간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숨조차 쉬기 힘든 8,000m 히말라야에서 자신과의 한 판 승부가 시작된다. 차가운 몸은 정상을 향했지만 뜨거운 가슴은 언제나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정상에 서봤자 해답 같은 건 없다." 정상에서 만나게 될 것은 오롯한 자신이었다.


  책은 산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인간’을 이야기한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고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일상이라는 거친 삶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살아가는 목적과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열정과 가슴 속에 응어리진 고통을 직시하게 만든다. 인생이라는 산행을 어떻게 진행하고 마무리해야할지 보여주는 교과서인 샘이다.


  유메마쿠라 바쿠의 산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신들의 봉우리>는 다니구치 지로에 의해 만화화 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그는 얼마 전에 부천판타스틱에 초청되어 엄홍길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

  또한 섬세한 필치와 화려한 영상미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것같이 사실적이었다. 아이들만 보는 단순한 오락거리의 만화가 아닌 사실적인 묘사와 깊은 감동이 있는 화보집이었다.

 나는 이 한권의 책으로 다니구치 지로의 팬이 되어버렸다. 그의 다른 만화책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분류 :
만화
조회 수 :
4281
등록일 :
2011.09.11
19:43:24 (*.182.220.169)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3157&act=trackback&key=da9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315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sort
298 산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최순우 freeism 4605   2011-04-27 2011-04-27 23:51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지은이 : 최순우 출판사 : 학고재 (1994/06/15) 읽은날 : 2002/05/10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김춘수 님의 "꽃"에 나오는 말이다. 아무리 향기...  
297 산문 아름다움도 자란다 - 고도원 freeism 3191   2011-04-27 2011-04-27 23:53
아름다움도 자란다 엮은이 : 고도원 출판사 : 청아출판사 (2002/03/07) 읽은날 : 2002/05/31 고도원님이 읽은 책들 중에서 좋은 글들만을 모아놓은 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일종의 잠언집, 명상집이라 보면 될 듯싶다. 내가 한때...  
296 한국 독도평전 - 김탁환 freeism 3883   2011-04-27 2011-04-27 23:54
독도평전 지은이 : 김탁환 출판사 : 휴머니스트 (2001/12/18) 읽은날 : 2002/07/05 갈매기소리, 철썩이는 바닷물소리가 함께 녹음된 한돌 님의 '홀로 아리랑'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저 멀리 동해 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 바람...  
295 산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Tuesdays with Morrie) - 미치 앨봄 (Mitch Albom) freeism 3476   2011-04-28 2011-04-28 12:04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Tuesdays with Morrie) 지은이 : 미치 앨봄 (Mitch Albom) 옮긴이 : 공경희 출판사 : 세종서적 (1998/06/10, 7200원) 읽은날 : 2002/07/09 왠지 모르게 교화적인 분위기일거라는 생각에 책을 앞에 놓고 ...  
294 산문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 - 장정일 외 freeism 3446   2011-04-28 2011-04-28 12:06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 지은이 : 장정일 외 출판사 : 행복한책읽기 (2001/11/23) 읽은날 : 2002/07/15 장정일. 아니나다를까 제일먼저 떠오르는 건 '거짓말 사건'이다. 그 사건이 한창 불거져 나올 무렵 책방에서 일하던 한 친...  
293 인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Men Are from Mars Women Are from Venus) freeism 3893   2011-04-28 2011-04-28 12:08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Men Are from Mars Women Are from Venus) 지은이 : 존 그레이 (John Gray Ph.D) 옮긴이 : 김경숙 출판사 : 친구미디어 (1993/12/15) 읽은날 : 2002/09/23 저자가 얘기했듯이 지난날의...  
292 한국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양귀자 freeism 3827   2011-04-28 2011-04-28 12:10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지은이 : 양귀자 출판사 : 살림 (1992/08/01) 읽은날 : 2002/10/04 지하철문고. 퇴근시간 지하철 승강장에서 습관처럼 지하철문고를 둘러본다. 10분에서 30분 정도의 지하철에서 읽기에는 엄청나게 ...  
291 산문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 도종환 freeism 3561   2011-04-28 2011-04-28 12:12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지은이 : 도종환 출판사 : 사계절출판사 (2000/11/20) 읽은날 : 2002/10/15 오늘은 '이종환의 디스크 쇼'가 아닌 '도종환의 교육 이야기'를 듣는다. '이종환'이라는 DJ와 동명이라는 것 때문인...  
290 한국 괴물 - 이외수 freeism 3354   2011-04-28 2011-04-28 13:07
괴물 (1, 2)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해냄 (2002/08/08) 읽은날 : 2002/10/24 책을 구입한 뒤 읽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버렸지만 오히려 그 기다림의 시간이 즐겁게 다가온다. 장롱 뒤에 숨어있을 꿀단지에 대한 생각만...  
289 산문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 진시륜 freeism 3352   2011-04-28 2011-04-28 12:16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지은이 : 전시륜 출판사 : 명상 (2000/10/12) 읽은날 : 2002/11/07 평범한 듯 보이는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글, 그것만큼 진솔한 얘기가 또 있을까. 화려한 겉모습은 아닐지라도, 미흡한 ...  
288 외국 뇌 (L'Ultime Secre) - 베르나르 베르베르 (Bernard Werber) freeism 5796   2011-04-28 2011-04-28 12:22
뇌 (L'Ultime Secre, 1, 2) 지은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 (Bernard Werber) 옮긴이 : 이세욱 출판사 : 열린책들 (2002/07/10) 읽은날 : 2002/11/23 손으로 책장을 넘기며, 눈으로 글을 읽고, 뇌로 이야기를 생각한다. 그리고...  
287 인문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 김민수 freeism 3665   2011-04-28 2011-04-28 12:48
김민수의 문화디자인 지은이 : 김민수 출판사 : 다우출판사 (2002/08/25) 읽은날 : 2002/11/30 내가 '아티스트(Artist)'라는 점에는 일말의 의심도 없다! 디자인...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며, 근근히 전역한 그 무렵. 고등학교 ...  
286 한국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김영하 freeism 4180   2011-04-28 2011-04-28 12:51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지은이 : 김영하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1999/07/07) 읽은날 : 2002/12/05 단편집을 읽었을 때 느끼게 되는 당혹감이란... 순간순간 지나가는 생각의 줄기들을 미처 가름할 사이도 없...  
285 외국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 하퍼 리 (Harper Lee) freeism 3905   2011-04-28 2011-04-28 12:54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지은이 : 하퍼 리 (Harper Lee) 옮긴이 : 김욱동 출판사 : 문예출판사 (2002/09/15, 초판:1960) 읽은날 : 2002/12/13 90년대 초반, 대학교 때 동아리 방에서 한 선배의 책 읽는 모습...  
284 산문 학교종이 땡땡땡 - 김혜련 freeism 4517   2011-04-28 2011-04-28 12:58
학교종이 땡땡땡 지은이 : 김혜련 출판사 : 미래 M&B (1999/10/20) 읽은날 : 2002/12/20 "시팔, 졸라 재수 없어" 스치는 듯 지나가는 한 학생의 말을 들었을 때, 한없는 무력감으로 스스로 초라해진다. 치밀어 오르는 가슴을...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