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행복의 기원

지은이 : 서은국
출판사 : 21세기북스(2014/05/15)
읽은날 : 2016/06/02

 

 

행복의 기원

  몇 해 전에 연애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한 다큐멘터리를 봤었다. 호감이 가는 이성에게 접근해 데이트를 하지만 결국 그 많던 데이트 상대 중에 단 한 명과 결혼하게 되는 과정을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한 다큐였다. 연애의 과정이나 사랑이라는 감정은 단지 더 좋은 배우자를 얻기 위한, 그래서 좀 더 나은 후세를 얻기 위한 생물학적인 본능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우리도 동물이라는, 섹스를 통해 자손을 만들어 종족을 번식해야 한다는, 다소 충격적이지만 따지고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행복의 기원> 역시 우리가 느끼는 행복에 대해 에둘러 말하지 않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확~ 까발려 놓았다.  자, 그럼 책에서 말한 행복의 기원에 대해 살펴보자.


 "인간은 동물이다. 행복에 대해 고민도 해보는 똘똘한 면은 있으나, 살아가는 궁극적인 이유는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다. 생존과 짝짓기. 인간은 좀 더 세련되고 복잡하게, 때로는 대의명분을 만들어 자신도 모르게 그 목표들을 이룰 뿐이다." (p97)


  인간도 동물이기에 자신의 생존과 종족의 번식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부정할지도 모르지만 몇 만 년 동안 진화되어 내려온 우리의 DNA에는 이런 내용이 강력하게 뿌리내려 있다. 특히 생존과 번식에 도움 되는 대상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기쁨과 쾌감과 같은 행복감을 통해 즐겨 찾게 되고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의 행동은 자신의 생존과 종족의 번식에 도움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행복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하기 때문에 행복이 필요하다 점을 강조한다. 행복은 우리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것이다.


  동물들이여! 사람을 동물이라 말하는 것도 모자라 사람이 살아가는 목적을 짝짓기라고까지 말한다. 종교적으로나 철학적으로 보자면 더없이 불경스러운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행복의 근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인간 이전의 생물학적인 접근이 필요했다. 오히려 이런 도전적인 자세 덕분에 행복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냉철한 접근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시중에 소개되고 판매되는 여느 '행복 지침서'들과는 많이 구별된다. 무엇을 통해, 혹은 나를 변화시켜 행복을 얻어야 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의 뇌가 느끼는 행복한 감정의 근원을 찾아봄으로써 외적인 모습으로 행복을 예단하거나 주변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준다.


  또한 행복에 대한 우리의 편견도 깨닫게 해준다. 행복한 감정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는 없는지, 슬픔이나 좌절 같은 불행은 모두 나쁜 것인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만일 행복이 지속되면서 더 이상의 욕구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간은 동굴 속에서 나오지 않았을 것이며 오늘날처럼 번성하지 않았으리라.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행복이라는 미끼는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둔감지게 마련이다. 그래야 행복은 미끼로서 효용성을 갖고 우리를 행동하게 만드니 말이다.

  불행도 마찬가지다. 행복에  대한 가치 못지않게 우리 삶을 제어하고 경고한다는 의미에서 가치 있어 보인다. 불행을 알기에 더 달콤하게 기다려지게 되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행복의 기원>이라는 제목에서 '행복'을 좌절이나 슬픔과 같은 '불행'으로 적어도 될 것 같다. 어쩌면 제목에 적힌 '기원'이라는 단어 속에는 인생의 쓴맛까지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포용하고 살라는 의미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행복하게 방법을 말하면서 외향성을 중요한 조건으로 꼽기도 했다. 생존의 수단 중에 가장 큰 역할을 차지했던 부분이 동료들이기 때문에 이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외향성이라는 유전 요인에 따라 개인 간에 차이가 난다고 했다. 

  행복을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범위만 놓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람과의 관계가 우리 삶에서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다니 놀라웠다. 최근 들어 강조되고 있는 사회성지능(SQ)과도 관련이 깊어 보인다. 결국 친구들과 잘 노는 것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자 최고의 생존 무기, 짝짓기 전략이 되는 것이다. ^^


 사람동물들이여! 우리는 인류의 번영과 국가의 발전을 말하기 앞서 스스로를 지켜내고 번식해야 하는 '동물'인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거창한 실천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인간 밑바닥에 깔린 생리적 욕구를 인정하고 깨닫는 데서부터 숨겨진 행복을 찾는 작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좋아하는 사람과 즐겁게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해지는 것이다.

분류 :
인문
조회 수 :
664
등록일 :
2016.06.03
09:06:34 (*.43.57.253)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72971&act=trackback&key=669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7297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
377 한국 아몬드 - 손원평 freeism 584   2019-01-22 2019-02-04 00:08
아몬드 지은이 : 손원평 출판사 : 창비(2017/03/31) 읽은날 : 2019/02/21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은 1970년대 처음 보고된 정서적 장애이다. 아동기에 정서 발달 단계를 잘 거치지 못하거나 트라우마를 겪은 경우, 혹...  
376 외국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 A Grotesque Romance) -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 freeism 667   2019-01-19 2019-10-17 22:48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 A Grotesque Romance) 지은이 :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 옮긴이 : 김석희 출판사 : 열린책들(2011/10/10) 읽은날 : 2019/01/08 누구나 한번쯤은 투명인간이 되면 어떨까라는 ...  
375 외국 로빈슨 크루소(The Life and Strange Surprising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of York) - 다니엘 디포(Da... freeism 666   2018-12-14 2019-10-17 22:49
로빈슨 크루소(The Life and Strange Surprising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of York) 지은이 : 다니엘 디포(Daniel Defoe) 옮긴이 : 류경희 출판사 : 열린책들(2011/03/20, 초판 : 1719) 읽은날 : 2018/12/05 로빈슨 ...  
374 한국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freeism 611   2018-08-26 2018-08-30 16:59
82년생 김지영 지은이 : 조남주 출판사 : 민음사(2018/10/14) 읽은날 : 2018/08/26 “아이가 있는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사실 출산과 육아의 주체가 아닌 남자들은 나 같은 특별한 경험이나 계기가 없는...  
373 산문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freeism 720   2018-08-16 2018-08-16 16:43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지은이 : 하완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2018/04/23) 읽은날 : 2018/08/15 제목에 딱 들어맞는 재미나고 독특한 일러스트가 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다. 노란 방바닥에 팬티만 입고 기분 좋은 표...  
372 산문 책은 도끼다 - 김웅현 freeism 638   2018-08-09 2018-08-09 13:38
책은 도끼다 지은이 : 박웅현 출판사 : 북하우스(2011/10/10) 읽은날 : 2018/08/09 책을 한동안 손에서 놓은 뒤에 대시 책을 잡으려할 때 이런 책이 제격이다. 어렵지도 않고, 분량이 많은 것도 아니고, 어디서부터 읽어도 상관...  
371 한국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freeism 692   2018-08-04 2018-08-05 10:17
오직 두 사람 지은이 : 김영하 출판사 : 문학동네(2017/05/25) 읽은날 : 2018/08/04 거의 백만 년 만에 읽은 책이다. 이런 저런 핑계와 게으름으로 한번 멀어져버린 책은 쉽게 가까워지지 않았다. 마음 속 한구석에는 책을 읽어...  
370 인문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 이형주 freeism 797   2017-02-27 2018-08-04 23:14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지은이 : 이형주 출판사 : 책공장더불어(2016/11/30) 읽은날 : 2017/02/20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 섞여 나온 커피를 갈아 마시는 루왁 커피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야생 사향고양이 배...  
369 산문 지금이 나는 더 행복하다 - 박경석 freeism 768   2017-01-31 2017-01-31 23:23
지금이 나는 더 행복하다 지은이 : 박경석 출판사 : 책으로여는세상(2013/10/29) 읽은날 : 2017/01/30 학교에서 청소년적십자(RCY) 활동을 지도하면서 매월 나가는 곳이 있다. 반여동(부산)에 위치한 사랑샘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  
368 한국 뜨거운 피 - 김언수 freeism 792   2016-10-27 2016-10-27 22:54
뜨거운 피 지은이 : 김언수 출판사 : 문학동네(2016/08/20) 읽은날 : 2016/10/23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부산 송도해수욕장을 자주 갔었다. 같은 부산이라지만 우리 집과는 정 반대 방향인 남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대...  
367 외국 해부학자(El anstomistra) - 페데리코 안다아시(Federico Andahazi) freeism 921   2016-10-13 2016-10-23 01:38
해부학자(El anstomistra) 지은이 : 페데리코 안다아시(Federico Andahazi) 옮긴이 : 조구호 출판사 : 문학동네(2011/02/25, 초판:1997) 읽은날 : 2016/10/13 현대소설보다는 고전 중심으로 책을 보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책들...  
366 외국 페스트(La Peste) -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freeism 1081   2016-09-05 2016-09-06 20:15
페스트(La Peste) 지은이 :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옮긴이 : 유호식 출판사 : 문학동네(2015/12/26, 초판:1947) 읽은날 : 2016/09/04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 뜨거웠던 것 같다.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선 굵은 땀방울이...  
365 한국 채식주의자 - 한강 freeism 1402   2016-07-07 2016-07-07 23:57
채식주의자 지은이 : 한강 출판사 : 문학동네(2007/10/30) 읽은날 : 2016/06/29 2016년 6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3대 문학상이라는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방송에서는...  
364 외국 정글북(The Jungle Book) -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 freeism 837   2016-06-21 2016-09-05 23:24
정글북(The Jungle Book) 지은이 :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 옮긴이 : 손향숙 출판사 : 문학동네(2010/08/23, 초판:1894) 읽은날 : 2016/06/18 2016년 디즈니사에서 만든 <정글북>이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다는 ...  
363 한국 종의 기원 - 정유정 freeism 594   2016-06-09 2016-06-13 21:26
종의 기원 지은이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2016/05/14) 읽은날 : 2016/06/07 "유진은 포식자야.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고 레벨에 속하는 프레데터." (p259) '존속 살해'라는 충격적인 소재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살인자의 손에...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