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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지은이 : 김훈
그 림 : 김세현
출판사 : 푸른숲 (2005/07/11)
읽은날 : 2007/05/29


개 <개>를 다시 펼쳐 들었다. 전체적인 구성이 잘 이해되지 않거나 읽는 기간이 늘어져 앞부분의 이야기가 기억나지 않을 때를 제외하고는 같은 책을 두 번 내리 읽는 경우는 없었지만 이 놈만은 달랐다.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게 만드는 구수한 된장국처럼 텁텁한 입맛을 다시게 만드는 그 진 맛이 잊혀지지 않았다.
고향산천에 찍힌 개 발자국을 쫓아 즐거운 여행을 떠난다.


<갈매기의 꿈>에 조나단이 있다면 <개>에는 보리가 있었다. 조나단이 삶의 의미를 찾는 구도자였다면 보리는 세상을 향유하는 여행자 같다고 할까.
보리라는 수컷 진돗개의 눈에 비친 세상이 귀여운 꼬마의 노래소리처럼 조근하게 울려 퍼진다.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노모와 작은 촌마을에서 생활하는 동네꼬마들, 그리고 논과 바다를 터전으로 힘겨운 생활을 꾸려가는 주민들의 모습이 보리 발바닥의 굳은살로 진솔하게 그려진다.
조금 식상할 수도 있는 뻔한 스토리지만 보는 이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드는 한편의 영화 같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내용인지라 채널을 돌려보지만 그 따스함에 이끌려 다시 채널을 맞추게 되는 ‘명화극장’처럼...
거기다 중간 중간 삽입된 김세현님의 삽화도 인상적이다. 거칠고 투박한 듯한 그림은 진돗개의 어깨를 휘감은 뻣뻣한 털처럼 거칠어 보이지만 한두 번 쓰다듬자 반질반질 윤을 내며 흘러내린다.


한편의 서정적인 동화를 본 느낌이랄까. 싱그러운 사계절이 담겨진 수묵화 같다고 할까. 구수하고 다정한 느낌에 내 마음도 따듯해진다.
하지만 그 속에 간간이 배여 있는 인간사의 씁쓸함에 안타까운 미소가 스쳐간다. 인간이 갖고 있는 이기심과 오만, 물질과 권력이 한 마리 개 앞에 부끄러워진다. 자연에 순응하며 거기서 모든 걸 느끼고 배웠던 보리가 더없이 아름다워 보인다.


어릴 때 나와 장난치던 개가 한 마리 있었다.
아담한 체구에 나를 보면 언제나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던 그 친구, 네 발로 거친 세상을 돌아다녔지만 언제나 반갑게 안기던 모습이 기억난다. 내 두 손위에 얹혀진 앞발의 토실토실한 감촉이 새롭게 느껴진다.
<개>는 굳은살 박힌 발바닥 하나로 세상과 맞서야했던 우리들의 안타까운 기록이 아닐까 싶다.

분류 :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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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4
등록일 :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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