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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잃어버린 것들의 책( The Book Of Lost Things)


지은이 : 존 커널리(John Connolly)

옮긴이 : 이   진
출판사 : 폴라북스(2008/10/15)
읽은날 : 2012/01/24


잃어버린 것들의 책 ( The Book Of Lost Things)  

  # 1
 
  책읽기를 좋아하는 데이빗은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새엄마(로즈)네 집으로 이사하게 되는데 그가 묶을 다락방엔 "오래되고 이상한" 책들이 가득 차 있었다. 새엄마에 대한 불만으로 책에만 파묻혀 생활하던 데이빗은 우연한 기회에 지하 정원으로 내려가는 길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숲으로 뒤덮인 이상한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집으로 되돌아갈 방법을 몰랐던 데이빗은 그곳의 왕에게 물어보기 위해 길을 떠난다.
 
  이 길에서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동화 속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백설 공주와 일곱 난장이, 사슴과 나무꾼, ... 하지만 기존의 동화와는 달리 기괴하고 엽기적인 내용으로 각색되어 등장한다. 가령 데이빗이 길을 가다 난장이를 만났는데 이들은 형편없는 외모의 '뚱녀'에다 왕자를 기다리는 공상에 빠진 백설 공주를 독살하려 한 벌로 그녀는 돌봐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치 3류 고어영화를 보는 것 같이 황당하기까지 하다. 기존의 사냥에 실증을 느낀 여자사냥꾼은 보다 똑똑한 사냥감을 원한나머지 사람의 머리에 동물의 몸을 가져다 붙인 괴물 종족을 만들어낸다. 머리와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사방으로 피가 튀기는 모습을 지극히 평이한 문장으로 서술한다. 남의 집 불구경하는 듯한 이런 서술 방식 때문에 더 잔인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어린아이와 동화라는 소재를 판타지와 모험으로 그려놓았다는, 유명한 상도 많이 받았다는 말에 구입한 책인지라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몇 주간의 외국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시차적응이 덜된 상태로 맞이하는 기이한 아침의 모습이랄까...
 
 
  # 2
 
  아뿔싸! 이게 다가 아니었다. 기괴할 뿐 밋밋하게 다가왔던 소설 속에는 수십 편의 동화가 배경그림으로 치밀하게 깔려있었다. 하지만 난 그 복선과 의미를 되새기지 못하고 껍데기만 본 것. 기껏 알아본 것이 <백설 공주와 일곱 난장이>, <헨델과 그레텔>, <빨간 모자> 정도였으니...
  책 뒤에 부록으로 수록된 동화, 이 책의 소재로 사용된 동화를 보고서야 나의 무지를 통감하게 되었다. 그림형제의 <룸펠스틸트스킨>, <생명의 물>, <빨간 모자>, <헨젤과 그레텔>, <백설 공주와 일곱 난장이>, <세 명의 군의관>, <거위 소녀>, <어린 브라이어 로즈>, 보몽 부인의 <미녀와 야수>, 빌뇌브 부인의 <미녀와 야수>, 그리고 <세 마리 염소>와 <그리스 로마신화>, <리어왕> 등 수많은 동화와 고전이 인용되고 패러디 된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뒤집어보면 이런 동화들을 전혀 몰라다는 말인지라 상당히 부끄러웠다. 나의 '고전' 이해도 이정도란 말이었던가... 하긴 고등학교 때 가서야 조금 읽기 시작했었지 중학교까지는 책이란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살았으니 지극히 당연한 결과리라. 아무튼 부록에 수록된 원작을 보면서 동화에 대한 나의 무지와 함께,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동화가 그림형제에 의해 쓰였다는 것에 놀랐다.
  아울러 그림형제의 원작이 갖고 있는 거친 표현들도 인상적이었다. 권선징악을 넘어선 응징이 조금 섬뜩했다는 말! 한 때 주인공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거나 그 몇 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당하는 모습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섬뜩했다.
 
 
  # 3
 
  소설이라 보기에는 밋밋하고, 그렇다고 청소년들이 보기에는 너무 잔인하다. 외국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지만 우리나라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어른과 청소년,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쳐버린 형국이랄까. 화려한 서평에도 불구하고 그리 많은 것을 건지지는 못한 것 같다.
  끝으로 몇 해 전에 개봉한 <그림형제-마르바덴 숲의 전설>의 내용과도 상당히 연관이 있지 싶다. 이 책을 읽고 영화를 본다면 그림형제의 동화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분류 :
외국
조회 수 :
6588
등록일 :
2012.01.24
23:54:29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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