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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운명 (Sorstalansag)


지은이 : 임레 케르테스 (Imre Kertesz)
옮긴이 : 박종대, 모명숙
출판사 : 다른우리 (2002/12/05)
읽은날 : 2004/07/08


운명 ‘호국보훈의 달’이 다가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문구와 빨간색으로 꾸며진 모양새가 맘에 들어 구입했지만 나의 부름이 없었기에 여태껏 책장 속에서 한숨만 쒔던 놈이다. 아니 ‘분’이다. 그래서 유월이 다가기 전에 먼지를 쓸어내고 책장을 펼쳐든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수식이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확연히 인지된다.
2차대전 중 포로수용소로 끌려간 한 유대인 꼬마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혹은 강인함)이나 현실에 순응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숨겨진 ‘무엇’을 잔잔하게 그려놓았다.
수용소 생활이라기보다 친구들과 떠난 소풍 같은 여정으로 마치 영화 <아름다운 인생>의 호기심 많고 순수한 동심처럼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더 전쟁이나 유대인 학살에 대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답게 표현된 ‘슬픔’이랄까...


어느 날 소년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어딘가로 끌려간다. 그리고는 열악한 수용소 환경에서 노동을 하며 생활한다. 급기야 병에 걸리고 이곳저곳을 전전한다.
질퍽한 흙탕물에 아무렇게나 내버려진듯한 음산한 축축함, 그 의식불명의 상태에서 점점 그 ‘무엇’을 알아간다. 적응과 체념, 불안한 상상을 통해 인생과 운명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소년(작가)은 인생이란 자신 앞에 도열한 방을 하나하나 거쳐 나가듯 진행되는 것이기에 기쁨이나 고통 역시 인생이라는 긴 연장선을 이어주는 하나의 ‘간이역’ 일뿐 그 자체(운명)에 구속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운명이란 누구나가 만나게 되는 인생의 일시적인 과정이므로 ‘팔자소관’으로 자포자기하기 보다는 각 인생장면들을 통해(받아들여) 스스로에게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약간은 불교적이고, 도가적 인생관이 엿보이는 것도 같다.
‘인생은 순간의 연속이다. 집착을 버리고 순간을 살라. 그러기 위해선 자신과 세상을 한 발짝 물러나 관조하듯 쳐다보라. 자 알겠는가? 기쁘고 슬프다는 허상에 집착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 뭐 이런 식으로.


'전쟁'으로 시작해서 '인생'으로 마무리 된 책이다. 오랜만에 인생이나 운명에 대해 골똘하게 생각하게 되지만 역시나 어렵다. 아직은 어린 나이기에 섣불리 인생은 ‘이거다’라고 정의하기 힘들다. 아니 불가능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 보다는 과정 속에 의미를 찾고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것만은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불확실하기에 더 아름다운 게 ‘인생’ 아닐까...


ps:
번역상의 문제인지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이 조금씩 보인다.
나와 저자, 유럽과 한국의 시공의 벽을 절감한다.

분류 :
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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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1
등록일 :
201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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