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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종의 기원

지은이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2016/05/14)
읽은날 : 2016/06/07

 

 

행복의 기원

  "유진은 포식자야.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고 레벨에 속하는 프레데터." (p259)

  '존속 살해'라는 충격적인 소재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살인자의 손에 쥐어진 면도날만 섬뜩하게 번들일 뿐 뇌리 속에 남는 것은 없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사이코패스의 강렬함이 모두 가져가 버린 듯하다. 책을 덮은 지 하루가 지났지만 잔혹함과 매스꺼움이 가시질 않는다. 내 귀라도 잘라버려야 끝이 날는지...


  표지에 그려진 수영장이 검붉은 핏물을 채우고 있는 것처럼 섬뜩하고 잔인하게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책을 놓지는 않았다. 피 튀기는 광기는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상당히 자극적인데다 끊기 힘든 구경거리였다. 남의 집 불구경이 제일 재밌다는 이야기처럼 자기와 상관없음을 확인한 타인의 눈에는 그저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흥밋거리일 뿐이었다.

  혹시 내 안에 숨어있는 광기가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얌전하고 온순한 척 내숭을 떨고 있지만 속으로 상대방의 허점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넘겨버린 상대방의 약점을 마음 속 깊이 세기며 유용하게 써먹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지 반문해본다.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은 소설 속 사이코패스의 시작이 아닐까.


  책은 읽자마자 인터넷 중고서점을 통해 저렴하게 팔아버렸다. 더 이상 우리 집에, 내 방에 놓아두기가 싫었다. 나의 머리 속에 남은 핏자국을 어서 지워버리고 싶었다. 

  나의 책이 누구의 손에서 읽혀질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살인 속에 감춰진 이면을 간파할 수 있는 독자가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류 :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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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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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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