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는...
무지개와 프리즘
지은이 : 이윤기
출판사 : 생각의 나무 (1998/11/05)
읽은날 : 201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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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읽은 단편소설을 모아놓은 책을 하나 읽었는데 그 책의 출판사가 "문성출판사"였다. 내 이름의 첫 두 글자가 같은 출판사 이름이기에 적잖이 관심을 갖던 기억이 난다. 펴낸이의 이름을 찾아보기고 하고(아마 문 씨였던 것 같다) 책 사이에 꽂혀있던 독자엽서도 보내기도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문성출판사에서는 작은 시집 한권을 보내 왔던 것으로 기억난다.
'1부 내가 사랑하는 인간들'에는 혜능, 니코스 카잔차키스, 생텍쥐페리, 베토벤, 소크라테스 등 인류의 삶에 빛을 가져다 준 현인들에 대한 단상들이 실려 있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들려주며 새로운 관심을 불러오게 한다. 특히 베토벤에 대한 글을 인상 깊게 읽었는데 여기서 소개된 <베토벤의 생애> (로맹 롤랑)까지 덩달아 주문해버렸다. 마음 맞는 친구의 오랜 지기를 만났을 때의 호감, 바로 이 느낌이다. 친구가 덩달아 늘어난 느낌이다.
'2부 신화는 힘이 세다'에서는 신화속의 이야기가 어떻게 현실 속에 반영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에 두고 전개되는 글이기에 조금 난해한 부분도 보인다. 하지만 현실 문제를 푸는 실마리를 과거의 신화에서 발견해내는 해안이 돋보인다.
'3부 청년들에게 고함'은 굳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글이라기보다는 작가 자신의 느낌을 적은 산문이나 수필로 보는 것이 가깝겠다. 그래서 심각하지 않으면서 어디 하나 얽매임이 없다. 깊은 성찰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그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가볍게 훑어보는 느낌이다.
'4부 꿈이 너무 큰가요'는 후기를 대신해 29회 동인문학상(1998년)을 수상한 뒤의 인터뷰 글이 실려 있다. 그의 번역작업과 글쓰기에 대한 총평쯤으로 봐도 되겠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프리즘’은 무지갯빛 글을 만들어내는 작가 자신이나 시대, 혹은 문화를 의미했다. 상황이 어떻든 이것이 만들어내는 글이야 말로 우리시대 최고의 무지개라는 말.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곳 프리즘(freeism.net) 역시 나를 빚어내는 하나의 도구인 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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