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오늘도, 수영

지은이 : 아슬
출판사 : 애플북스(2019/09/10)
읽은날 : 2020/08/12



오늘도, 수영

  수영강습을 시작한 때가 2012년 정도인 것 같다. 매일 새벽, 직장 근처에 있는 지역스포츠센터에서 한 시간 정도 수영을 배우고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발차기부터 시작해 벽을 잡고 팔을 돌리고, 음~파하며 숨 쉬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25m 길이의 풀은 왜 그리 긴지 아무리 버둥거려도 나아가는 것도 없으면서 힘들기만 했다. 이렇게 한 달, 두 달, 세 달... 그 다음 해 겨울에는 제법 수영을 했던 것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찾은 동남아의 한 호텔에서는 아주 그럴싸하게 수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수영장에 익숙해지자 바다에 나가기 시작했다. 부력이 있는 슈트를 입고 해운대, 송정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했고, 핀수영 대회도 몇 번 참가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1.5km 수영과 40km 사이클, 10km 달리기 코스를 한 번에 돌아야 하는 트라이애슬론 대회도 완주했고, 프리다이빙을 배우면서 수심 20m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수영을 좋아하지? 문득 왜 그렇게 수영에 빠져들었는지 자문해본다. 우선 물이 좋았다. 여름철에 들렀던 해변의 뜨거움은 물론이고, 저렴하게 방문할 수 있는 동남아의 에매랄드빛 물색도 황홀했다. 수영이 가능하다면 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깊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카약, 윈드서핑, 스쿠버다이빙 등 바다 스포츠에 대한 접근이 훨씬 쉬울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난 발이 닿지 않는 수심에서도 편안해지고 싶었다. 물의 흐름에 나를 맞기고 튜브나 구명조끼 같은 보조기구 없이 오롯이 홀로 있는 나를 즐기고 싶었다. 일렁이는 바다에서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가 작은 미니어처와 같이 작아 보이는데, 저 좁은 곳에서 그렇게나 아등바등 살아왔던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부드러운 해수의 차가움은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바다에 대한 이런 그리움으로 읽게 된 책이 <오늘도, 수영>이다. 수영을 배우려는 사람이나 막 시작한 사람이 수영장에 가는 길에 잠깐씩 읽을 수 있도록 두 세 페이지 분량의 소사들이 심플하게 적혀있다. 한 손에 잡히는 크기는 핸드백이나 수영가방에도 쉽게 들어갈 것 같다. 쉬엄쉬엄, 2비트 킥을 차며 장거리 수영을 하듯 여유롭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땀 내 가득한 달리기의 끈적끈적함을 적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나 여행 이면의 가치와 깊이를 깨닫게 해주는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처럼 깊은 맛은 없다. 수영에 대한 깊은 이야기보다는 단순한 요깃거리 정도라 보면 되겠다. 그래서 지금 막 수영을 시작하려는 분이나 수영이 늘지 않거나 번거로워 포기하려는 수린이(수영 어린이)에게 권하고 싶다.


  끝으로 전국의 수린이들에게 선배(^^)로서 조언하자면, 수영은 힘이 아니라 균형이라는 것. 나를 내려놓고 물과 조화를 이룰 때에야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소 1년은 꾸준하게 배우라는 것과 2년 이후에는 꼭 바다에 나가보라고 권하고 권하고 싶다. 바다와 친해지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으니, 그래서 난 오늘도, 수영이다!


분류 :
산문
조회 수 :
254
등록일 :
2020.08.13
00:14:20 (*.109.247.196)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74142&act=trackback&key=457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7414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sort
392 산문 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 - 김비, 박조건형 freeism 269   2020-08-19 2020-08-19 01:03
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 지은이 : 김비, 박조건형 출판사 : 한계례출판(2020/07/16) 읽은날 : 2020/08/17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이나 국내외의 여행, 혹은 소소한 일상을 적거나, 서툴게 그린 그림을 네이버블로그(blog.naver.com/sanman...  
» 산문 오늘도, 수영 - 아슬 freeism 254   2020-08-13 2020-08-19 00:39
오늘도, 수영 지은이 : 아슬 출판사 : 애플북스(2019/09/10) 읽은날 : 2020/08/12 수영강습을 시작한 때가 2012년 정도인 것 같다. 매일 새벽, 직장 근처에 있는 지역스포츠센터에서 한 시간 정도 수영을 배우고 출근했던 기억이...  
390 한국 달 너머로 달리는 말 - 김훈 freeism 357   2020-08-09 2020-08-17 11:02
달 너머로 달리는 말 지은이 : 김훈 출판사 : 파람북(2020/06/05) 읽은날 : 2020/08/08 문장은 전투와 같고, 표현은 양보할 수 없다. - <말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소설책의 날개지에 적힌 작가의 말로 이 한 문장으로 <달 ...  
389 인문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freeism 410   2020-07-20 2020-07-20 21:52
선량한 차별주의자 지은이 : 김지혜 출판사 : 창비(2019/07/17) 읽은날 : 2020/07/20 무의식중에 행해지는 차별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한마디로 "기울어진 세상에서 익숙한 생각이 상대방에게 모욕이 ...  
388 만화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전4권, <빗창>, <사일구>, <아무리 얘기해도>, <1987 그날>) freeism 351   2020-05-16 2020-05-16 20:27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전4권) 지은이 : 김흥모, 유내호, 마영신, 유승하 출판사 : 창비(2020/04/03) 읽은날 : 2020/05/16 다음주 월요일이 5·18민주화운동기념일(40주년)이라 한국사 선생님과 함께 5·18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민주...  
387 사람 헤밍웨이 - 백민석 freeism 419   2020-04-08 2020-04-08 23:44
헤밍웨이 지은이 : 백민석 출판사 : 북이십일 아르테(2018/09/10) 읽은날 : 2020/04/08 하드보일드 :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전달하는 기법(참고 : 두산백과) 헤밍웨이의 굴곡진 삶을 따라 ...  
386 외국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freeism 512   2020-03-24 2020-03-24 01:02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지은이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출판사 : 민음사(2012/01/02, 초판 : 1952) 옮긴이 : 김욱동 읽은날 : 2020/03/23 산티아고는 84일째 아무런 고기도 잡지 못했지만, 이번...  
385 외국 아이, 로봇(I, ROBOT) -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freeism 518   2020-03-21 2020-03-21 21:11
아이, 로봇(I, ROBOT) 지은이 :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옮긴이 : 김옥수 그 림 : 오 동 출판사 : 우리교육(2019/08/05) 읽은날 : 2020/03/19 [로봇공학의 3원칙] 제1원칙 :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  
384 외국 무기여 잘 있어라(A Farewell to arms)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freeism 579   2020-01-28 2020-01-29 00:20
무기여 잘 있어라(A Farewell to arms) 지은이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출판사 : 민음사(2012/01/02, 초판 : 1929) 옮긴이 : 김욱동 읽은날 : 2020/01/28 “한 여자가 다섯 번째 이별을 하고 산속으로 머리 깎고...  
383 외국 모비 딕(Moby Dick) -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freeism 626   2020-01-22 2020-01-23 23:40
모비 딕(Moby Dick) 지은이 :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출판사 : 문학동네(2019/07/22, 초판:1851) 옮긴이 : 황유원 읽은날 : 2020/01/21 1820년 11월 20일 포경선 에식스호는 남태평양에서 '거대한 향유고래’와 충돌해 침몰했...  
382 산문 아무튼, 술 - 김혼비 freeism 522   2020-01-14 2020-01-14 11:38
아무튼, 술 지은이 : 김혼비 출판사 : 제철소(2019/05/07) 읽은날 : 2020/01/11 2019년 12월 31일, 직장에서 신년 계획을 논의하는 작은 회의를 마치고는 술을 먹었다. 처음에는 수육으로 시작되었고 2차는 어묵탕과 조개를 소주와...  
381 외국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 - 리처드 바크(Richard Bach) freeism 598   2020-01-14 2020-01-18 00:04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 지은이 : 리처드 바크(Richard Bach) 도 서 1 : 소담출판사(송은실 옮김, 1990/11/01, 초판:1970) 도 서 2 : 현문미디어(류시화 옮김, 2003/09/10, 초판:1970, 개정:1998) 도 서 3 : 현...  
380 외국 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 테드 창(Ted Chang) freeism 617   2019-11-16 2019-11-16 23:50
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지은이 : 테드 창(Ted Chang) 옮긴이 : 김상훈 출판사 : 엘리(2016/10/14) 읽은날 : 2019/11/16 테드 창의 SF 단편 소설집. 서점가에서는 엄청나게 유명한 책인데다 최...  
379 산문 깊은 바다, 프리다이버(Deep: Freediving, Renegade Science, and What the Ocean Tells Us About Ourselve... freeism 758   2019-09-14 2019-10-17 22:48
깊은 바다, 프리다이버(Deep: Freediving, Renegade Science, and What the Ocean Tells Us About Ourselves) 지은이 : 제임스 네스터(James Nestor) 옮긴이 : 김학영 출판사 : 글항아리(2019/08/05) 읽은날 : 2019/09/14 지...  
378 산문 여행의 이유 - 김영하 freeism 1442   2019-06-11 2020-01-12 23:57
여행의 이유 지은이 : 김영하 출판사 : 문학동네(2019/04/17) 읽은날 : 2019/06/08 모처럼 방문한 처남에게 집 안을 전쟁터처럼 만들어버리는 세 아들을 보내버리고 안방 침대에 누워 느긋하게 책을 펼쳤다. 그때 아내의 텔레비젼...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