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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워낭


지은이 : 이순원
출판사 : 실천문학사 (2010/01/15)
읽은날 : 2010/03/26


워낭 # 1.


 얼마 전에 소규모 제작비에 비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워낭소리> 덕분인지 '워낭' 이라는 단어가 낯설지는 않았다. 오히려 구수함마저 갖게 하는 고향의 단어로 탈바꿈해 버렸다. 그런 이미지에 맞물려 책을 집어 들었는지 모르겠다.
 도시에 자란 나에게 농촌의 생활, 소가 풀을 뜯고 밭일을 하는 풍경을 사회 교과서나 다큐멘터리에서 봤을 뿐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동화 속 이상향이었다. 워낭이라는 단어는 그런 전원에서의 갈망을 묘하게 자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중에 부산의 Y서점에서 <워낭>으로 독서토론회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정작 독서토론회가 있는 날엔 참석하지 못했다. 공연 이벤트에 당첨되어 뮤지컬을 보러 갔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 토론회에 참석하고 싶을 만큼의 구미를 끌어당기지 못했다.
 소를 중심으로 꾸려가는 이야기가 평면적인데다 지나치게 빠른 전개가 소설이라기보다는 동화책을 보는 듯 심플했다. 여백이 풍부한 한국화를 보는듯한 간결함이 소를 묘사하는데 적절히 사용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소설이라는 측면에서 보기에는 뭔가 2% 부족해 보였다.
 우추리 차무집에서 몇 대를 이어오며 가족처럼 살고 있는 소를 중심으로 조선 말기부터 한일합방, 해방, 한국전쟁과 같이 급변하는 역사를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소설 속에 나타난 역사를 따라가기에는 소설의 깊이나 분량이 얕아 보인다. 역사에 무심한 듯 살아왔지만 정작 자유로울 수 없었던 우리 민초들에 대해 좀 더 차분한 접근이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세대를 이어온 소의 삶과 질곡 많았던 우리 역사를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고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둘러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지 싶다. 소가 단지 연극무대의 소품쯤으로 가볍게 치부되어버린 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


# 2.


 글을 적고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부정적으로 흘러버렸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나쁘게 읽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빠른 전개, 심플함, 가벼움이 어쩌면 이 책을 특징짓는 최고의 장점일 수도 있는데 내 눈엔 왜 하나같이 단점으로 느껴졌을까.
 어쩌면 독서토론회(이하 독토)를 놓쳐버린 심술의 발로일수도, 중고로 구입한 <워낭>에 대한 홀대인지도 모르겠다. 독토를 겨냥해 한 달 전부터 벼르고 읽었던 책이라 그 토라짐이 더 컸을 테고, 특별한 기대 없이 중고로 구입한 책이기에 그 애착이 다른 책에 비해 떨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머릿속을 떠나버린 생각은 글이 되어 남아버렸고, 뭔가 부족하고 미안한 마음에 마음 한구석이 계속 찜찜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워낭>에 대해 쓴 글을 하나 읽었다. 그 글 속에는 투정 이전의 내가 어렴풋이나마 느꼈던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워낭>은 그런 소설이다. 역사의 맥을 짚으면서도 절대 앞세우지 않고, 소를 화자로 내세우면서도 절대 투정하지(여태 못했던) 않고, 인간의 소살림을 전혀 가엾이 여기지 않는 아주 자존심이 센 놈이다. 독자도 눈을 낮출 필요없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게 하는 그런 책이다. 소의 내력이 바코드로 축약되는 지금에 그간 소들은 모두 금우궁으로 멀어져 갔지만 결코 아까워할 이야기가 아니다" - 연필 한다스( http://motherstory.tistory.com/528 )님의 글 중에서


 “역사의 맥을 짚으면서도 절대 앞세우지 않고”라는 말이 기막히게 다가온다. 연필 한다스님의 혜안을 보며 이상하게 꼬여버린 내 글을 되짚어본다...

분류 :
한국
조회 수 :
6415
등록일 :
2011.05.09
22:50:25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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