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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채식주의자

지은이 : 한강

출판사 : 문학동네(2007/10/30)
읽은날 : 2016/06/29

 

 

채식주의자

  2016년 6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3대 문학상이라는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방송에서는 대서특필했고 인터넷 서점에서는 그녀의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독서는 물론 문화 관련 프로그램에서는 그녀의 인터뷰와 책 소개가 이어졌다. 정말이지 '한강의 범람'이라할 만큼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수상소식 이전부터 한강의 글은 제법 알려져 있었다. 서평 블로그나 인터넷 서점에 걸린 그녀의 책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방송 인터뷰도 인상 깊게 봤던 기억이 난다. 가느다란 실눈을 뜨고 두 손바닥을 맞잡은 채 등장인물을 이야기하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내가 그녀를 인지하게 된 계기는 좀 더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전에 부산에서 한승원 작가의 <잠수 거미>를 가지고 독서토론회를 했었는데 그때 한승원 작가의 딸도 소설을 쓴다고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고 있다가 서점가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한 씨 성의 여류작가를 보고는 그녀가 바로 한승원 작가의 딸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실 여류작가의 글은 잘 읽지 않는 편이었지만 한승원 작가를 통해 연결된 고리가 있었기에 조금은 더 애착을 가지고 바라본 것 같다. 특히 부녀가 함께 글을 쓴다는 것이 신기했고 둘 다 나름의 스타일로 나름의 인지도를 얻고 있다는 점이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남일 같지 않게 흥분되고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채식주의자>는 동명의 단편과 함께 <몽고반점>, <나무 불꽃>이 연작으로 엮어져 있다. <채식주의자>는 어떤 꿈을 꾼 후로 갑자기 채식을 시작한 영혜를 남편의 시선으로, <몽고반점>은 영혜의 엉덩이에 남은 몽고반점에 집착하는 형부의 시선으로, 마지막 <나무 불꽃>은 채식이라는 일련의 사건 이후 점점 현실의 끈을 놓아버리는 영혜를 그녀 언니의 시선에서 이야기한다.

  영혜의 채식은 어두운 숲에서 핏방울이 채 가시지 않은 날고기를 씹어 먹던 꿈에서부터 시작되지만 곧 가족과 사회의 폭력에 내버려진 과거와 연결되어 영혜를 더욱 더 깊은 채식으로 밀어 넣는다. 특히 자신의 몽고반점을 통해 자연의 순수함을 표현하고자 했던 형부의 예술행위마저 자의든 타의든 폭력으로 마무리되어 버림으로써 세상과는 더 높은 담장을 쌓아버린다. 결국 이 모든 것을 거부한 채 나무가 되고자 한다. 일채의 인위적인 구속과 시선, 인정과 형식, 억압과 폭력, 세상과 삶을 태워버리려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치밀한 삶 곁으로 가는 솔바람이 스쳐간다. 어디서 불어오는지 알 수 없지만 아련하게 떠오르는 푸른 기억을 막을 순 없다. 아무런 이유나  미련 없이 옅은 바람결에도 하늘하늘 떠다닐 수 있는 민들레 홀씨가 되고 싶다.

분류 :
한국
조회 수 :
329
등록일 :
201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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