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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신들의 봉우리(神神の山嶺, 1~5)


지은이 : 다니구치 지로(谷口ジロ)
원   작 : 유메마쿠라 바쿠(夢枕獏)

옮긴이 : 홍구희

출판사 : 애니북스(2009/09/17)
읽은날 : 2011/09/10


신들의 봉우리 (神神の山嶺)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게이가 에베레스트 정상(8,848m)에 섰다. 하지만 그보다 30여년 앞선 1924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근접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조지 리 맬러리와 앤드류 어빈이다. 하지만 정상 200m 아래에서 실종되는 바람에 그들의 성공 여부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과연 맬러리는 에베레스트에 올랐을까? 그로부터 75년이 지난 1999년 5월, 에베레스트 8,520m 지점에서 맬러리의 시신이 발견됨으로써 그의 등정 여부가 다시 한 번 세간의 관심이 되기도 했다.


  <신들의 봉우리>는 후카마치(사진기자)에 의해 맬러리의 카메라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만일 그 카메라 속에 정상등정의 결정적 증거가 될 만한 사진이 있다면 세계의 산악등정사가 다시 쓰이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그 카메라를 도둑맞게 되고 이를 찾는 과정에서 '비카르산'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하부 조지를 만나게 된다. 그는 어렵기로 이름난 동계 오니슬래브(빙벽)를 두 번이나 올랐을 정도로 전설적인 산악인이었지만, 외골수 같은 성격과 동료들과의 잦은 마찰로 산악계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던 잊혀진 영웅이었다. 후카마치는 늑대처럼 강렬한 하부의 인상에 이끌려 그의 삶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내 기억 속에 있던 풍경들이 오버랩 되며 겹쳐왔다. 여러나라 사람들로 붐비던 네팔의 타멜거리, 바람에 흩날리는 티베트의 타루초, 에베레스트 베이스켐프 길목에 있던 롱북에서의 하룻밤, 눈보라를 일으키며 고개를 내밀던 에베레스트 정상이 눈에 선했다.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안나푸르나(8,091m) 트래킹도 해보고 싶다. 거대한 설산을 주유하며 자연 속의 나를, 내 속의 자연을 여행하고 싶다. 내 안에 숨어있는 이런 동경 때문인지 책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하부 조지를 만난 후카마치는 그가 동계 에베레스트 남서벽을 무산소로, 그것도 단독으로 오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모하리만큼 위험한 코스를, 어느 산악인도 도전하지 않은 조건으로 시도하려는 하부. 후카마치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그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의 뒤를 따라 한발 한발 에베레스트로 걸어 들어간다.

  인간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숨조차 쉬기 힘든 8,000m 히말라야에서 자신과의 한 판 승부가 시작된다. 차가운 몸은 정상을 향했지만 뜨거운 가슴은 언제나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정상에 서봤자 해답 같은 건 없다." 정상에서 만나게 될 것은 오롯한 자신이었다.


  책은 산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인간’을 이야기한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고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일상이라는 거친 삶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살아가는 목적과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열정과 가슴 속에 응어리진 고통을 직시하게 만든다. 인생이라는 산행을 어떻게 진행하고 마무리해야할지 보여주는 교과서인 샘이다.


  유메마쿠라 바쿠의 산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신들의 봉우리>는 다니구치 지로에 의해 만화화 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그는 얼마 전에 부천판타스틱에 초청되어 엄홍길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

  또한 섬세한 필치와 화려한 영상미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것같이 사실적이었다. 아이들만 보는 단순한 오락거리의 만화가 아닌 사실적인 묘사와 깊은 감동이 있는 화보집이었다.

 나는 이 한권의 책으로 다니구치 지로의 팬이 되어버렸다. 그의 다른 만화책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분류 :
만화
조회 수 :
4363
등록일 :
2011.09.11
19:43:24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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