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싯다르타(Siddhartha)

지은이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옮긴이 : 박병덕

출판사 : 민음사 (1997/08/05, 초판:1922)
읽은날 : 2013/06/10


싯다르타 (Siddhartha)  

   삶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출가를 결심한 싯다르타는 사문(탁발승)을 따라 수행하던 중 위대한 성인 고타마를 만난다. 하지만 “해탈은 가르침을 통하여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p55)는 생각에 그의 제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홀로 수행의 길로 나서 깨달음을 얻는다.
   자만심에 도취된 싯타르타는 아름다운 여인 카말라를 통해 사랑의 쾌락을 맛보고는 거상 카마스와미를 통해 돈의 달콤함을 빠져든다. 또한 술과 도박에 취해 세속적인 욕망에 점점 물들어갔다. 하지만 꿈에 나타난 죽은 새를 통해 다시 구도의 길을 떠나게 되고, 강을 통해 세상을 관조하던 뱃사공 바주데바, 옛 연인 카말라 사이에서 낳은 아들, 옛날에 함께 수행했던 친구 고빈다와의 만남을 통해 궁극의 깨달음에 도달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는 예수(기독교), 마호메트(이슬람)와 함께 3대 성인이라 불리는 석가(불교)의 이야기로 왕족의 신분이었지만 뜻한 바가 있어 출가해 온갖 어려움을 뚫고 깨달음에 이른다는 기존의 석사 이야기와는 그 방향이 조금 다르다. 오히려 깨달음 이후의 집착과 고뇌, 방황을 통해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싯다르타가 낳은 아들을 통해 자신의 부모님을 생각하는 부분이 인상 깊다. 싯다르타의 생각과는 달리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자신의 아들을 보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 도망치듯 떠나왔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렸던 것. 출가를 결행했던 싯다르타를 두고 그의 부모님 역시 얼마나 많은 걱정을 했을까 깨닫는다.
   자식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이나 자신 때문에 고생했을 부모님을 생각하는 모습에서 ‘성인’이라는 칭호에 어울리지 않는 인간적인 모습이 느껴졌다. 마치 공공 화장실에서 만난 무비스타 같다고나 할까. 석가를 거대 사원의 메인 장식품으로 가둬놓기보다는 우리들의 삶 속에 한 발 끌어들여 종교적 삶의 시작과 끝의 바른 모습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싯다르타의 인생이 더욱 친밀하게 다가온다. 나와 상관없는 위인전 속의 인물이 아니라 동네 이웃들의 작은 깨달음을 보는 것 같아 정겨웠다.
   헤르만 헤세가 원했던 것은 일반인이 범접하기 어려운 성인의 모습이 아니라, 고뇌하고 번민하는 인간 싯다르타의 일상이 아니었을까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의 굴레를 극복하려는 한 인간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 평범하게만 보이는 작은 일상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물살을 이루듯 수많은 삶의 질곡들이 모여 거대한 세상을 이루는 것처럼 말이다.


   <데미안>에서 봤듯이 하나의 사건을 밝음과 어두움이라는 양 측면에서 접근하는 헤르만 헤세 특유의 서술방식이 인상 깊다. 그것은 어느 한 쪽을 두둔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뒤에 숨겨진 상반되고 모순되는 부분까지도 하나의 구성체로 아우르는 '통섭'인 것이다. 헤세가 글을 통해 추구한 세상은 서로 독립되어 있으되 종국에는 하나로 엮어지는, 그런 하나 된 세상이 아니었을까.

분류 :
외국
조회 수 :
3000
등록일 :
2013.06.11
13:10:43 (*.43.57.253)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61078&act=trackback&key=57d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6107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
347 산문 책 읽는 청춘에게 - 우석훈외 20인의 멘토와 20대 청춘이 함께 만들다 freeism 6774   2011-05-09 2011-05-09 23:00
책 읽는 청춘에게 지은이 : 우석훈외 20인의 멘토와 20대 청춘이 함께 만들다 출판사 : 북로그컴퍼니 (2010/05/20) 읽은날 : 2010/06/30 젊은 대학생 7명이 모여 책을 펴냈다. 다른 학생들이 토익과 취업에 목매달고 있을 때...  
346 산문 파리는 깊다 - 고형욱 freeism 6757   2011-05-09 2011-05-09 23:28
파리는 깊다 지은이 : 고형욱 출판사 : 사월의책 (2010/08/15) 읽은날 : 2010/09/06 파리에 가고 싶다. 몽마르트 언덕을 가득 메운 군중 뒤를 돌아 파리의 뒷골목을 돌아보고 싶다. 모자이크처럼 깔린 블록을 밟으며 그 누가 ...  
345 한국 사과는 잘해요 - 이기호 freeism 6698   2011-05-09 2011-05-09 22:30
사과는 잘해요 지은이 : 이기호 출판사 : 현대문학 (2009/11/12) 읽은날 : 2010/01/21 시봉과 나, 우리는 한마디로 사과에 목숨 거는 놈들이다. 복지시설에서 만난 우리들은 별 이유도 없이 복지사들에게 두들겨 맞았다. 하지...  
344 인문 폭력사회 (Traktat Über Die Gewalt) - 볼프강 조프스키 (Wolfgang Sofsky) freeism 6692   2011-05-09 2011-05-09 22:51
폭력사회 (Traktat Über Die Gewalt) 지은이 : 볼프강 조프스키 (Wolfgang Sofsky) 옮긴이 : 이한우 출판사 : 푸른숲 (2010/03/10) 읽은날 : 2010/04/08 볼프강 조프스키는 말했다. 인간은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를...  
343 한국 강남몽 - 황석영 freeism 6648   2011-05-09 2011-05-09 23:39
강남몽 지은이 : 황석영 출판사 : 창비 (2010/06/25) 읽은날 : 2010/11/01 강남의 한 백화점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무너졌다. 500여명이 20초도 안 되는 시간에 흙더미에 묻혀 사망했다. 영화 속 이야기 같은 사건이 서울시 한...  
342 산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 무라카미 하루키... freeism 6636   2011-05-11 2011-05-11 00:06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지은이 : 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 옮긴이 : 임홍빈 출판사 : 문학사상 (2009/01/05) 읽은날 : 2010/12/31 2002년, 인근에 있...  
341 인문 처녀귀신 - 최기숙 freeism 6616   2011-05-09 2011-05-09 23:08
처녀귀신 지은이 : 최기숙 출판사 : 문학동네 (2010/06/05) 읽은날 : 2010/07/23 으스름달밤, 화장실에 가려고 방문을 여는데 창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바람에 나부끼는 커튼이려니 하고 지나치려는 순간 하얀 물체가 커튼...  
340 인문 최성애, 조벽 교수의 청소년의 감정코칭 - 최성애, 조벽 freeism 6611   2012-08-10 2012-08-11 12:38
최성애, 조벽 교수의 청소년의 감정코칭 지은이 : 최성애, 조벽 출판사 : 해냄 (2012/07/22) 읽은날 : 2012/08/11 몇 년 전 자녀의 감정을 먼저 헤아리고 공감해 주라는 것에 대한 학부모 연수에 참석한 적이 있다. 보통은...  
339 외국 밤의 피크닉(夜のピクニック) - 온다 리쿠(恩田陸) freeism 6602   2012-01-06 2020-03-15 15:22
밤의 피크닉(夜のピクニック) 지은이 : 온다 리쿠(恩田陸) 옮긴이 : 권남희 출판사 : 북폴리오(2005/09/05) 읽은날 : 2012/01/06 "지나버리면 모두 들떠서 즐겁게 걸었던 것, 수다 떨었던 것밖에 생각나지 않지만, 그것은 전...  
338 인문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 김병준, 김창호, 이동걸, 안병진, 박능후, 김성환, 김용익, 조기숙, 고철환, 윤승... freeism 6601   2011-05-09 2011-05-09 23:05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지은이 : 김병준, 김창호, 이동걸, 안병진, 박능후, 김성환, 김용익, 조기숙, 고철환, 윤승용 펴낸이 : 오연호 출판사 : 오마이북 (2010/06/30) 읽은날 : 2010/07/18 대통령의 역할과 한계 속에...  
337 만화 배트맨 이어 원 (Batman : Year One) - 프랭크 밀러 (Frank Miller), 데이비드 마주켈리 (Divid Mazzucchelli) freeism 6586   2011-05-09 2011-05-09 22:51
배트맨 이어 원 (Batman : Year One) 지은이 : 프랭크 밀러 (Frank Miller), 데이비드 마주켈리 (Divid Mazzucchelli) 옮긴이 : 곽경신 출판사 : 세미콜론 (2008/12/19) 읽은날 : 2010/03/30 검은 망토를 두른 고뇌하는 영...  
336 만화 별의 목소리 (The voice of a distant star) - 신카이 마코토 (Shinkai Makoto), 사하라 미즈 (Sahara Mizu) freeism 6541   2011-05-09 2011-05-09 22:57
별의 목소리 (The voice of a distant star) 원 작 : 신카이 마코토 (Shinkai Makoto) 만 화 : 사하라 미즈 (Sahara Mizu) 옮긴이 : 이은주 출판사 : 대원씨아이 (2005/08/15) 읽은날 : 2010/05/21 일본 애니메이션 <별의...  
335 만화 100℃ - 최규석 freeism 6519   2011-05-09 2011-05-09 23:11
100℃ 지은이 : 최규석 출판사 : 창비 (2009/06/05) 읽은날 : 2010/07/29 "물은 100도씨가 되면 끓는다네."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 끓어오를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아저씨는 "지금이 99도다... 그렇게 믿어야지. 99도에서 그만두...  
334 인문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 (Why Men Fight) -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freeism 6493   2011-05-09 2011-05-09 23:31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 (Why Men Fight) 지은이 :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옮긴이 : 이순희 출판사 : 비아북 (2010/08/27) 읽은날 : 2010/09/19 1916년 영국 캑스턴 홀에서 진행한 버트런드 러셀의 강연을 옮긴 책...  
333 외국 잃어버린 것들의 책( The Book Of Lost Things) - 존 커널리(John Connolly) freeism 6460   2012-01-24 2020-03-15 15:22
잃어버린 것들의 책( The Book Of Lost Things) 지은이 : 존 커널리(John Connolly) 옮긴이 : 이 진 출판사 : 폴라북스(2008/10/15) 읽은날 : 2012/01/24 # 1 책읽기를 좋아하는 데이빗은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새엄마...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