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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지은이 : 마크 트웨인(Mark Twain)

옮긴이 : 김욱동
출판사 : 민음사(1998/08/05, 초판:1884)
읽은날 : 2014/04/19

 

 

허클베리 핀의 모험(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허클베리 핀의 모험>, 이 책을 집어든 첫 번째 이유는 '세계문학전집 6'(민음사)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몇 해 전부터 책장에 쌓여가는 현대 소설을 보면서 과연 이렇게 읽은 책들 중에 몇 년 후에, 몇 십 년 후에 다시 읽고 싶은, 다시 읽게 될 책이 과연 몇 권이나 될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적이 있다. 내가 읽었던 책들을 내 아이들이 읽으면서 아버지의 생각과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공감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변하는 시대에서 몇 십 년 전의 베스트셀러는 이미 낡아빠진 구세대의 유물이 되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들이 부모님 세대를 통해 신물 나게 들어왔던 한국전쟁 이후의 궁핍한 생활이나 이를 벗어나기 위해 주경야독했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또한 요즘에 인기 있는 책이나 베스트셀러들은 그 가치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지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었다. 사실 10여 년 전에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이나 베스트셀러도 지금 와서 보면 한 때의 유행일 뿐 특별히 기억되진 못했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것이 소위 '고전' 이라는 것. 시대의 유행을 벗어나 오랜 세월, 여러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읽히고 연구되어 온 책이야말로 앞으로도 계속 읽히게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공을 초월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 무엇이 있었기에 아직까지 읽혀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데 이전에 읽었던 몇 권의 ‘고전’이 이 출판사에서 기획된 시리즈였기에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연속된 시리즈를 찾아 읽게 된 것이 바로 민음사 판 세계문학전집이다. 
  어쩌면 도장깨기식 허영심과 맞물린 내 과시욕인지 모르겠다. 작년, 이미 절판된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 31번, <롤리타>을 어렵게 구해 읽고 적었던 것처럼 "책장에 꽂힌 비슷한 디자인의 문학전집을 보다보면 왠지 한 출판사의 전집류만 계속 고집" 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니 <변신 이야기>(1,2번), <햄릿>(3번), <변신>(4번), <동물농장>(5번)에 이어 고른 책이 '세계문학전집 6', <허클베리핀의 모험>인 것은 당연한 결과!


  거기다 미국 문학사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광고문구가 눈에 들어온 것도 한 몫 했다. 특히 마크 트웨인이 쓴 전작인 <톰 소여의 모험>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점이 의아했다. 대부분의 책이나 영화든 1편이 대표작이 되는 것이 마땅한데 오히려 여기선 속편이 전편을 능가해버리는 것이니 말이다.
  그럼 사설은 그만두고 이제 본격적인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책은 톰 소여의 친구인 허클베리 핀이 도망친 노예, 짐과 미시시피 강을 여행하면서 겪은 일로 구성되어 있다.


  잠깐, 그런데 사설이 자꾸 길어진다. 하지만 이런 모습에도 나름의 변명은 있는 법. 
  책을 읽고 그 느낌을 적는 것은 오랜 습관처럼 되다보니 이젠 단 몇 줄이라도 책에 대한 느낌을 적어놓지 않으면 마치 내가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 같은 생각에 영 찝찝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난 한 순간의 영감만으로 수 천매의 원고지를 써내려가는 기성 작가들처럼 내 머리 속의 생각들이 술술 적지는 못한다. 거기다 직장에서 일도 해야 하고 집에 오면 마누라와 아이들과도 대면해야 한다. 이런저런 생활사가 내 팔 할을 차지하기에 책에만 집중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현상까지 벌어지게 된다. 거기다 300 페이지를 넘어가는 두꺼운 책일 경우는 그 상태가 더 심해진다. 허클베리 핀의 이야기는 자그마치 600여 페이지. 하여간 책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하고, 폈다가 접었다가를 몇 주 째 반복하다보니 책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도 산만해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이런 사설만 주저리 늘어놓게 되는 것 같다.
  다시 책에 집중해보자.


  헉은 말썽쟁이일 뿐만 아니라 거짓말도 잘하고 도둑질까지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소위 '막돼먹은' 소년이다. 술주정뱅이에다 폭력적이기까지 한 아버지에게선 거의 아무런 양육도 받지 못했고 이웃 아줌마의 보살핌을 간간히 받은 정도.
  하지만 그의 행동에는 개인적인 욕심이 개입되지 않은 탓에 마냥 나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버릇없고 괴팍해 보이는 그의 행동 속에는 타인에 대한 존중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도망친 노예를 친구나 가족처럼 대하는 모습이나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도와주는 등 개인적인 욕심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대가없이 행한다.
  노예라고는 하지만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의 삶과 가족에 대해 걱정해주는 모습은 흑인노예를 단순히 금전적인 가치만으로 인식하던 당시의 분위기와는 사뭇 구별된다. 세상이 아무리 짐을 도망친 노예라 하더라도 헉에게는 이미 친구이자 가족이었던 것. 허클베리 핀은 이미 왜곡된 인식을 바로 잡으려는  파수꾼, 아니 잔 다르크였던 것.
  어쩌면 학벌과 스펙만으로 겉만 번지르르한 오늘날의 우리들보다도 더 순수한 인물인지도 모르겠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이 동하는 일에만 소신껏 움직이는 모습은 월든 호수를 벗 삼아 자연인으로 살아간 데이빗 소로우처럼 보였다.  


  이 책의 전작이 되었던 <톰 소여의 모험>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톰이라는 친구가 있었기에 헉의 삶도 그만큼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미시시피 강의 온화함과 더불어 자신의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불알친구'의 존재는 그 어떤 교과서 보다 훌륭한 교재가 되었지 싶다.
  우리 아이들도 자연에서 놀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는데 우리 주변엔 온통 사각형의 아파트와 검은 콘크리트뿐이니...


  산만한 텍스트로 읽는데 조금 애를 먹은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문학전집 6'(민음사)이라는 표제에 꽂혀 읽은 책 치고는 나름대로 만족한다. 미국 문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책인데다 어릴 때 봤던 만화영화의 원작을 읽었다는 점, 그리고 600 페이지를 넘는 민음사 판 문학전집 ‘6권’을 읽었다는 것! 이것은 7권 이후의 책을 읽어도 좋다는 일종의 허가증인 것이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권, 끄-읕! (내가 생각해도 좀 유치뽕이다. ^^)


분류 :
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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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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