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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시골의사 (Die Verwandlung · Ein Landarzt)


지은이 :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옮긴이 : 전영애
출판사 : 민음사 (1998/08/01)
읽은날 : 2010/04/00


변신 · 시골의사  <변신>, 옛날에 한번 읽어봤던 기억이 난다. 자고 일어나니 바퀴벌레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렸던 주인공의 이야기로 기억되는데 읽기는 수월했지만 이해는 어려웠던, 꿈틀거리던 벌레의 기괴함만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읽었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를 통해 고전에 대한 철학적 주석을 듣게 되었다. 여기서 설명한 철학적 의미를 100%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여러 고전이 갖고 있는 철학사적 의미라든가 이야기 속에 감춰진 속뜻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이런 자신감으로 카프카의 <변신>에 다시 도전했다. 이번에는 지난번 보다 좀 더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하지만 카프카의 문체가 그런지 번역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모호한 문장들이 책읽기를 방해한다.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야 그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는 긴 문장들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책읽기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결국, 이번에도 실패인가. 알 수 없는 암호문처럼 다가왔던 <변신>은 페이퍼를 채운 긴 문장 이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변신>을 수도 없이 읽었다며, 그 깊이와 감흥을 이야기했던 책이 기억난다. 하지만, 난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좋고 나쁨도 없이 그저 어지럽고 혼란스러움만이 남았을 뿐, 벌레로 변한 자신과 이를 지켜보는 가족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는 그럴싸한 추천 글도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
 명작의 반열에 올라있는 이런 고전 앞에서 시답잖은 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자신이 우습게까지 보인다.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거대한 절벽 앞에 와 닿은 느낌이랄까. 카프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판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마치 내 독해력 수준을 판결 받는 것처럼 어쩔 줄 몰랐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글은 몇 번을 되풀이해서 읽어도 마찬가지. 번역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이 또한 '모르쇠'가 대부분인 것을 보아 번역만의 잘못은 아닌 것 같았다. 어쩌면 카프카 자체의 문제일지 모른다는 '건방진' 생각마저 든다.

 그는 상당히 엄격하고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버지에 대한 반발을 표면적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카프카는 그의 억압된 정서를 글을 통해 표현했고 그래서 소심하고 나약한, 외부의 권위와 힘에 쉽게 무너져버리는 '약한' 인간상이 많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설명을 듣자니 그의 난해함을 조금 알 것 같았다. 물론 그의 글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말은 아니지만...


 모호한 <변신>과 난감한 <판결>을 뒤로하고 다시 <시골의사>에 도전해본다. 하지만 역시...
 책은 <학술원에의 보고>, <굴>, <법 앞에서> 로 계속 이어지지만 난해함으로 끊겨버린 맥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다.


 아, 카프카여! 그대는 나에게 라면 받침대나 취침용 자장가 역할밖에 할 수 없단 말인가. 부릅뜬 그의 눈이 내 심금을 긁고 간다.
 문득 어느 과자 광고의 카피가 생각난다.
 "아 ~ ○○○, 언젠간 먹고 말거야~"

분류 :
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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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3
등록일 :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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