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는...
글 수 397
인연
지은이 : 피천득
출판사 : 샘터 (1996/05/20)
읽은날 : 200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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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더운 여름의 저녁이다. 콱 막힌 방구석에 틀어박혀 책을 펼쳐든다. 2단까지 올려진 선풍기에서도 더운 입김만 품어져 나온다. 숨까지 턱턱 막히는 답답한 공간에서 이 책 역시 날 해방시키진 못한다. 아름답고 수수하기는 하지만 조금 답답하게 다가온다. 단순하게 반복되는 문장에서 작가의 소박하고 단출한 멋이 느껴지지만 한편으론 고요히 흐르는 달빛아래 강물처럼 그 물길을 헤아릴 수 없다. 정처 없이 해매는 조각배가 된 듯하다. ‘한국 수필문학의 백미’라는 그의 글을 읽고 이런 불손한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이건 순전히 더위 먹은 이놈의 방구석 때문이다. 이런 더위와는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내일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읽어야겠다. 2. 딸 서영이에 대한 사랑이 대단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태평양 너머의 딸에게 보낸 편지 한부분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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