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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울릉도 트위스트 (2/4)


여행지 : 사자암, 곰바위, 태하, 현포
여행일 : 2004/07/21


일정(2/4)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해안절벽아침의 산뜻함이 금세 후덥지근해져 버린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 간다. Go!
남양해수욕장 옆, 어제는 잘 볼 수 없었던 사자암을 지나간다. 이곳 역시 항만건설과 수해복구의 공사장비에 가려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부터 이어지는 해안도로와 이를 호위하는 해안절벽은 무슨 영화 세트장이라도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빗으로 쓸어내린 듯한 면발모양의 절벽이나 수십 권의 책을 쌓아놓은 것 같은 바위, 숭숭 구멍 뚫린 검은색의 바위와 기하학적으로 생긴 회색의 암석들, 이 모든 것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천천히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가오고 멀어지는 자연의 그림들은 발걸음을 앞뒤로 밀고댕기며 작품을 감상하던 미술관의 정경이랄까...
또한 해변에선 파도와 함께 밀려오고, 쓸려가면서 부딪히는 자갈소리가 폭죽을 터트리는 듯 타닥타닥 거린다. 그 축포와 함께 절벽과 바다, 위태로움과 시원함의 경계를 걷는다.


구암리에서 본 곰바위내리쬐는 햇빛 속을 얼마나 갔을까, 저 멀리(구암리) 산중턱에 위치한 곰바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곰돌이’처럼 사실적으로 보인다.
그 곰돌이 못지않게 그 아래로 꽈배기처럼 꼬인, 산중턱으로 뻗어있는 도로도 눈에 띈다. 보기만 해도 아득한 저기를 올라야 한다는 중압감. “저 고개도 우산버스(일반 버스)를 타면 편히 넘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몇 번을 망설인다. 하지만 '조금 더, 조금만 더'라고 외치는 나 자신의 즐거운 한숨소리(?)와 함께 다시 발길을 옮긴다. 다시 태양 속으로 걷는다.


터널 속, 노란 세상~몇 개의 터널을 통과하고 언덕과 령을 넘는다. 터널 속은 조금 위험하긴 했지만 차들이 많이 없어 의외로 괜찮은 피서지(?)였다. 터널을 비추는 노란 불빛과 반대편에서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또한 저 끝에서 점점 밝아져 오는 출구를 보며 걷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인생의 그것처럼... 비록 지금은 어둡고 침침하지만 언젠가는 저 곳, 저 화창한 햇볕 속으로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
터널에서, 길에서, 여행에서 인생을 배운다. ^^


태하해변과 황토구미오후 두시쯤, 울릉도 서북쪽의 태하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목이나 축일까하여 들어간 태하초등학교에서 한 아이가 넙죽 인사를 한다. 내가 선생처럼 생겼나? 아니면 사람을 잘못 봤나? 잠시 후 다른 학생이 또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허허...
아마도 초등학교에서 여행객이나 외지인이라도 인사를 잘 하자고 교육을 했을 테지만, 암튼 태하의 첫인상이 두 꼬마친구들 때문에 고향에 온 듯 정겹게 느껴진다.


울릉도의 정신적 중심, 성하신당과 식량이 없을 때 동굴에 드러난 황토층을 긁어 먹었다는 황토구미를 둘러보고 발길을 현포로 돌린다. 아직 해가 지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다음 항구까지 조금 더 걷기로 했다.
하지만 현포령을 넘는 굽잇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뜨거운 땡볕 아래선 땀방울이 채 증발하기도 전에 또다시 맺힌다. 그러면 뭉쳐진 방울들이 가슴과 팔을 타고 흘러내린다. 마치 태양이 땀을 내뿜는 샤워꼭지 같다. 내 몸에서 이렇게 많은 물이 솟아(^^)날 수 있다는 경이로움!

붉은 맛... 황토구미      땀으로 오른 현포령      현포항의 모습(중간:노인봉, 우측:송곳봉)


현포항에서의 라면현포항에서 라면으로 저녁을 대충 때운다. 갈매기 소리와 시큼한 바다냄새가 합쳐진 신라면은 금세 ‘해물탕’으로 변한다. 노숙자 아닌 노숙자로 먹는 라면의 별미란~
마을의 어느 빈집 앞마당에서 텐트를 쳤다. 날씨가 좋았기에 방수용 덮개(후라이) 없이 텐트만 치고 일찍 잠이 들었지만 한밤에 내린 소나기성 집중호우로 야단을 떨어야 했다. 타닥거리는 빗소리에 놀라 후라이치고 텐트아래 빗물이라도 고이지 않을까 밤새 노심초사...
아무튼 이렇게 두 번째 밤도 깊어갔다.

분류 :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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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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