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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이어 원 (Batman : Year One)


지은이 : 프랭크 밀러 (Frank Miller), 데이비드 마주켈리 (Divid Mazzucchelli)
옮긴이 : 곽경신
출판사 : 세미콜론 (2008/12/19)
읽은날 : 2010/03/30


배트맨 이어 원  검은 망토를 두른 고뇌하는 영웅, 배트맨. 그 화려한 서막이 시작되었다. 1939년 출판된 배트맨을 80년대 중반부터 새롭게 해석해 재창조한 작품으로 <배트맨 비긴즈>, <슈퍼맨 리턴즈>, <엑스맨 탄생>와 같이 최근 유행처럼 되어버린 영웅들의 시작을 그리고 있다. 사실 배트맨 시리즈 같은 만화를 찾아 읽는 편은 아니었지만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배트맨 다크 나이트 리턴즈>를 읽고 그 매력에 빠져버렸다.
 단순히 만화라고하기엔 그 깊이가 남달랐다. 배트맨이 갖고 있던 이중성도 그렇고 지면을 통해 펼쳐지는 그림이 느낌도 색달랐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배트맨의 모습은 영화를 통해 익히 들어온 것이었지만 종이 위에 펼쳐지는 아날로그 화면은 기존의 싸구려 만화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물론 평소 만화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기에 섣부른 판단일 수 있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만화의 테두리에서는 대단히 혁신적인 화면 전개였다.
 몇 가지 사건을 동시다발적으로 그려나가거나 뉴스의 아나운서를 통해 사건을 전달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거칠게 그려진 그림은 유명화가들이 그렸다는 캐리커처를 보는 듯 역동적이었고 사각의 틀을 넘나드는 총천연색의 그림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종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번 작품은 말 그대로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될 수밖에 없었던, 배트맨 초기의 상황과 고담시의 제임스 고든 부서장과 배트맨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어떻게 맺어지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캣우먼과 덴트 하비 검사(훗날 투페이스라는 이름의 악당)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지나치게 고급스러운 하드커버와 속지가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배트맨의 시작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가치가 있겠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실제 미국에서는 좀 더 가볍고 서민적인 판본으로 나왔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명품으로 탈바꿈해 버렸다. 이 만화의 명품 유무는 독자가 판단해야 할 몫인데도 불구하고 출판사의 장삿속과 맞물려 지나치게 럭셔리해졌다.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된 만화라는 장르를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의 문화사대주의와 상업성이 맞물려 엉뚱하게 뒤틀려 버린 것은 아닐까도 생각했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나 B급 문화의 고급스런 부활을 보자니, 서민들의 영웅인 동시에 어둠의 일면도 갖고 있는 배트맨의 이중성과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모순을 한 눈에 보여주는 현대인의 캐릭터가 아닐까.
 공익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온갖 부정을 포장하고, 직장에서의 결속을 강조하지만 몇 푼의 성과급에 마음이 상한다. 맞으면서 크는 게 아이라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는 때리는 입장이었으면 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들이 바로 우리들 속에 있는 배트맨은 아닐까. 정의를 위해 일한다지만 이 또한 자신의 복수욕과 욕구 해소를 위한 하나의 방편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배트맨, 검은 망토 속에 가려진 그의 고뇌가 심상찮다.


배트맨 : 이어 원

분류 :
만화
조회 수 :
6335
등록일 :
2011.05.09
22:51:03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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