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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프레디 머큐리 (Freddie Mercury : A Life, in his Own Words edited)


엮은이 : 그레그 브룩스 (Greg Brooks), 사이먼 럽턴 (Simon Lupton)
출판사 : 뮤진트리 (2009/07/14)
읽은날 : 2010/12/07


프레디 머큐리  <프레디 머큐리>는 "20년 동안 이루어진 인터뷰와 무수한 자료들을 토대로 편집한 내용"으로 일반적인 평전이나 자서전과는 그 성격이 달랐다. 그러니까 그가 생전에 했던 말들을 모아 시간 순, 혹은 의미상으로 엮은 책으로 반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짤막한 이야기들이 모여 음악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만들며 흘러내렸다. 당연히 대필 작가나 외부의 개입 없이 온전한 프레디의 목소리 많을 담아놓았다고 하겠다.
 이런 특징 때문인지 프레디의 육성을 직접 듣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투박하고 꾸밈없는 그의 말에는 퀸에 대한 자부심이 한껏 묻어 있었고 간간히 삽입된 화보에는 무대 위에서 화려한 퍼포먼스와 다양한 음대역이 울려 펴졌다. 마치 퀸 관련 영상이나 프레디의 생전 인터뷰를 보는 것 같았다.


 그의 이런 자신감이 마음에 들었었다. 퀸(Queen)의 공연실황까지 봤다면 프레디(퀸의 리드보컬)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었을 것이다. 화려한 무대장치에 조명이 켜지자 4옥타브를 넘나드는 그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채웠다. 타이트하게 펼지는 퍼포먼스는 수만 명의 관객을 하나로 묶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군중은 프레디의 숨소리와 함께 웃고 울었다. 그는 무대 위에 선 하나의 우상이었다. 모니터를 통해 전해진 그의 강렬한 눈빛은 무료한 일상에 찌든 나를 충동질했다. "뭐해! 일어서. 움직여 봐. 뭐든 최고가 되어보란 말이야!" 라며 나를 충동질하는 것 같았다.
 그와 공유했던 20대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친구를 통해 퀸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라이브앨범(Killer Queen)을 시작으로 각 앨범(LP)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동네 레코드가게부터 서면(부산) 뒷골목의 레코드점을 뒤지며 그들의 앨범을 하나 둘 사 모았다. 그리고 무슨 의식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성스레 비닐 자킷을 열었다. 그러면 그 속에선 초콜릿 향이 솔솔 풍겨왔었다. 오래된 종이 표지와 플라스틱판에서 풍기는 시간의 냄새였지만 내게는 퀸의 채취라도 되는 듯 신성했었다. 편리라는 명목으로 사라져버린 LP의 추억은 AIDS로 사망한 프레디에 대한 기억과 어우러져 묘한 향수를 일으켰다.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에서는 마초로 똘똘 뭉친 모습과 함께 사랑에 목말라했던 내면까지도 잘 드러나 있다. 무대 위의 화려함만을 봤다거나 동성애자였다는, 혹은 에이즈로 죽었다는 사실만 기억하다보면 그도 역시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하지만 여기서는 그가 인간으로서 느꼈던 외로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많은 이들이 브래디의 겉모습을 사랑했을지는 몰라도 그의 내면까지 받아들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상당한 부와 명예를 쥐었지만 어느 것도 자신의 공허함을 완전히 채울 수는 없었다. 수많은 사랑을 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고 그럴수록 프레디는 더욱 외로워했다. 섹스와 파티, 대저택과 예술품, 사랑스런 애완동물로도 채워지기 힘든 사랑의 갈증...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들이 그러하듯 스타의 이런 뒷모습들은 그들을 기억하는 팬을 더욱 가슴 아프게 했다.


 특히 AIDS에 대해서는 많이 두려워했던 것 같다. 그의 가까운 친구들이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프레디 역시 AIDS로 사망(1991년 11월)했으니 그의 공포는 현실이 되어버린 샘이다. 그는 사망하기 하루 전에 AIDS에 걸린 사실을 알렸으니 그동안 얼마나 불안하고 초초했을까. 자신의 고통을 끝까지 감출 수밖에 없었던 그의 심정이 짐작된다. 젊은 날의 무절제한 섹스를 되돌아보며 자신을 추스리는 모습은 일반적인 시한부 환자와 다르지 않았다. 세계적인 스타가 병상의 환자로 무너지는 모습은 서글프다 못해 비장하기까지 했다. '옮긴이의 말'에 소개된 프레디의 유서가 인상 깊다. 유서는 끝부분을 옮겨보면,
 "지금 소원이 있다면, 팬들은 부디 죽어 가는 나의 마지막 모습이 아닌 음악에 대한 나의 열정을 기억해 줬으면 하는 거다. 언제 떠날지는 모르지만 죽기 전까지 노래하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팬들을 위해서......"


 그는 떠났지만 여전히 퀸은 활동하고 있다. 존 디콘이 빠진 체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가 폴 로저스와 함께 퀸을 꾸려가고 있다. 약간의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프레디가 빠진 자리의 골은 상당히 깊었다. 그의 죽음으로 퀸은 반쪽 날개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가 남긴 목소리는 여전히 퀸의 이름으로 세상에 울려 퍼지고 있다. 각종 영화나 CF에 리바이벌 되고 있고 뮤지컬이나 스포츠 현장에서도 그의 노래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프레디의 목소리는 우리의 삶을 여전히 아름답게 채워놓고 있었다.
 God Save The Freddie...


 Freddie Mercury


 Queen
 

분류 :
사람
조회 수 :
7761
등록일 :
2011.05.09
23:48:27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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